Multi-Fractal Spectrum
I. 다중 프랙탈의 개념과 특이성 지수 $\alpha$
A. 단일 프랙탈(Monofractal)의 한계와 다중 프랙탈(Multifractal)의 필요성
프랙탈 기하학(Fractal geometry)은 자연의 복잡하고 불규칙한 구조를 기술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해안선, 산악 지형, 구름 등은 전통적인 유클리드 기하학으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프랙탈 차원(fractal dimension)이라는 단일 값으로 그 복잡성을 정량화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단일 프랙탈(monofractal)'이라 부르며, 이들은 통계적인 자기 유사성(self-similarity)을 특징으로 한다. 즉, 시스템의 어느 부분을 확대하더라도 전체와 동일한 통계적 특성(예: 동일한 프랙탈 차원 $D_0$)을 보인다.
그러나 많은 물리적, 생물학적 시스템은 단순한 자기 유사성을 넘어 훨씬 더 복잡한 구조를 보인다. 예를 들어, 유체의 완전 발달 난류(fully developed turbulence)에서 에너지 소산율, 금융 시장의 변동성, 또는 불규칙 시스템의 임계점(critical point)에서의 전자 파동함수 등은 공간적으로 매우 불균일한(heterogeneous) 분포를 가진다.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측정량이 밀집된 영역과 매우 희소한 영역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3, 단 하나의 프랙탈 차원으로는 그 구조를 온전히 기술할 수 없다.
이러한 불균일한 측도(measure)를 설명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 '다중 프랙탈(multifractal)'이다. 다중 프랙탈 시스템은 단일 차원이 아닌, 무한히 많은 차원의 연속적인 스펙트럼(spectrum of exponents)을 통해 기술된다.
B. 확률 측도(Probability Measure) 및 특이성 지수(Singularity Strength) $\alpha$의 정의
다중 프랙탈 분석의 핵심은 기하학적 지지체(support) 위에 분포된 확률 측도(probability measure) $P$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 측도는 대상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이미지에서는 특정 영역의 픽셀 밀도, 동역학계에서는 특정 영역의 방문 빈도, 또는 양자 시스템에서는 파동함수의 진폭 제곱 $|\psi|^2$ (입자 발견 확률) 등이 될 수 있다.
분석의 표준적인 방법은 '박스 카운팅(box counting)'이다. 전체 시스템을 크기 $L$ (여기서 $L$은 0으로 수렴하는 작은 길이 스케일)의 작은 박스 $i$들로 분할한다. 그리고 각 박스 $i$에 포함된 확률 측도를 $P_i(L)$이라고 정의한다.
$L$이 0으로 갈 때, 대부분의 박스에서 $P_i(L)$도 0으로 수렴하지만, 그 수렴하는 방식이 박스의 위치 $i$에 따라 다르다. 다중 프랙탈 측도는 국소적으로 다음과 같은 멱법칙(power-law) 스케일링을 따른다고 가정한다:$$P_i(L) \sim L^{\alpha_i}$$여기서 지수 $\alpha_i$를 특이성 지수(Singularity Strength) 또는 국소 Hölder 지수(Local Hölder Exponent)라고 부른다.
이 $\alpha$ 값은 해당 지점 $i$에서의 측도의 국소적 특이성(singularity) 또는 규칙성(regularity)을 정량화한다.
우리가 $L \to 0$ 극한을 조사하는 이유는 $\alpha$가 단일 지점에서의 측도(measure)의 국소적(local) 규칙성을 기술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함수의 도함수가 한 지점에서의 순간 변화율을 알기 위해 극한을 취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 극한은 측도의 점별(pointwise) 거동을 정의한다.
$P_i(L) \sim L^{\alpha_i}$ 라는 멱법칙(power-law) 스케일링을 가정하는 것은 이 시스템이 프랙탈, 즉 규모 불변성(scale-invariant)을 가질 것이라는 핵심적인 전제이다. 멱법칙은 시스템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때(즉, $L$의 크기를 바꿀 때) 그 구조가 통계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지수 $\alpha_i$에 따라) 변함을 의미한다.
- $\alpha$가 작은 값 (강한 특이성): $L \to 0$일 때 $P_i(L)$이 매우 천천히 0으로 수렴한다. 이는 해당 박스에 확률 측도가 매우 밀집(concentrated)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 $\alpha$가 큰 값 (약한 특이성): $L \to 0$일 때 $P_i(L)$이 빠르게 0으로 수렴한다. 이는 해당 박스의 측도가 매우 희소(sparse)함을 의미한다.
C. 다중 프랙탈의 정의
이 $\alpha$ 지수를 통해 단일 프랙탈과 다중 프랙탈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
단일 프랙탈 (Monofractal): 시스템의 모든 지점에서 특이성 지수가 $\alpha = \alpha_0$로 동일하다. 시스템 전체가 균일한 스케일링 특성을 가진다.
다중 프랙탈 (Multifractal): $\alpha$ 값이 단일 값이 아니며, $\alpha_{min}$에서 $\alpha_{max}$까지의 연속적인 범위의 값을 가진다. 이는 시스템 내에 서로 다른 스케일링 동작(밀집된 영역과 희소한 영역)이 복잡하게 공존함을 의미한다.
II. $\alpha$의 물리적 해석: 국소화와 확장 상태
$\alpha$의 물리적 의미를 가장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대상은 응집 물질 물리학의 앤더슨 국소화(Anderson Localization) 문제이다. 이는 불규칙한(disordered) 퍼텐셜 내에서 전자의 파동함수 $\psi(\mathbf{r})$가 어떻게 거동하는지를 다룬다.
A. 앤더슨 국소화 모델 적용
$d$차원 시스템에서 전자의 파동함수 $\psi(\mathbf{r})$가 주어졌을 때, 우리는 확률 측도를 $P_i(L) = \int_{\text{box } i} |\psi(\mathbf{r})|^2 d^d\mathbf{r}$로 정의할 수 있다. 이는 크기 $L$인 박스 $i$ 안에서 전자를 발견할 확률에 해당한다.
B. $\alpha = 0$: 완전 국소화 상태 (Localized State)
시스템에 불규칙성이 매우 강하면, 파동함수는 특정 지점 $\mathbf{r}_0$ 근처에 지수적으로 속박된다(exponentially localized).
이때, 파동함수의 중심 $\mathbf{r}_0$를 포함하는 박스 $i$의 확률 측도는 $P_i(L) = \int_{\text{box } i} |\psi|^2 d^d\mathbf{r} \approx 1$이 된다. 박스 크기 $L$이 0으로 줄어들어도, 파동함수 전체가 그 안에 속박되어 있으므로 이 확률값은 1에 가깝게 유지된다.
따라서 $P_i(L) \sim L^0$의 스케일링 관계를 가지며, 이는 $\alpha = 0$을 의미한다. 이러한 국소화 상태는 열역학적 극한에서 시스템 부피 중 0의 측도(zero measure)를 차지한다.
C. $\alpha = d$: 완전 확장 상태 (Extended State)
불규칙성이 없는 완벽한 결정(crystal)에서 파동함수는 시스템 전체에 균일하게 퍼져 있는 Bloch 상태이다.
이 경우, 박스 $i$ 내부의 확률 측도는 해당 박스의 부피(volume)에 정비례한다. $d$차원 시스템에서 박스의 부피는 $L^d$이므로, $P_i(L) \sim \text{Volume} \sim L^d$ 이다.
따라서 $P_i(L) \sim L^d$이며, 이는 $\alpha = d$를 의미한다.
- 1차원($d=1$) 금속(wire)에서는 $\alpha = 1$이다.
- 3차원($d=3$) 금속(metal)에서는 $\alpha = 3$이다.
D. $\alpha$의 분포: 임계 상태 (Critical State)
앤더슨 국소화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금속(확장 상태)에서 절연체(국소화 상태)로 전이하는 금속-절연체 전이(Metal-Insulator Transition, MIT) 임계점이다.
이 임계점에서 파동함수는 확장되지도(not extended), 국소화되지도(not localized) 않은 특별한 상태에 존재한다. 이 임계 파동함수는 모든 길이 스케일에서 거대한 진폭의 변동(large fluctuations)을 보이며, 이것이 바로 다중 프랙탈 상태의 본질이다.
이 상태는 $\alpha=0$ 또는 $\alpha=d$와 같은 단일 $\alpha$ 값으로 기술될 수 없으며, $\alpha_{min}$에서 $\alpha_{max}$까지의 넓은 분포(broad spectrum)를 가진다. 즉, 임계 상태는 시스템 내부에 극도로 밀집된 부분(작은 $\alpha$)과 극도로 희소한 부분(큰 $\alpha$)이 프랙탈 구조로 공존하는 상태이다.
III. 정량화 도구: 분배 함수 $Z_q$와 질량 지수 $\tau(q)$
A. 분배 함수 $Z_q$의 정의와 q의 역할
시스템에 분포하는 다양한 $\alpha$ 값들의 통계적 분포를 한 번에 포착하기 위해, 통계역학의 분배 함수(partition function) 30와 유사한 다중 프랙탈 분배 함수 $Z_q(L)$를 정의한다. $$Z_q(L) = \sum_{i} P_i(L)^q$$ 여기서 q는 실수(real number) 모멘트 차수이다. q는 가상의 현미경 렌즈처럼 작동하여 $Z_q$에 기여하는 $\alpha$의 영역을 선택적으로 조명한다:
- $q > 1$ (특히 $q \to \infty$): $P_i$가 큰 값(밀집된 영역, $\alpha$가 작은 영역)에 강한 가중치를 부여하여 이들의 기여를 증폭시킨다.
- $q < 1$ (특히 $q \to -\infty$): $P_i$가 작은 값(희소한 영역, $\alpha$가 큰 영역)에 강한 가중치를 부여하여 이들의 기여를 증폭시킨다.
- $q = 1$: $Z_1(L) = \sum P_i(L) = 1$ 이다. 이는 확률의 총합(정규화 조건)이다.
- $q = 0$: $Z_0(L) = \sum P_i(L)^0 = N(L)$ 이다. $N(L)$은 측도가 0이 아닌 박스의 총 개수를 의미한다.
B. $Z_q$와 일반화된 IPR_q (Inverse Participation Ratio)의 관계
사용자 질의에서 핵심적인 이 연결 고리는 다중 프랙탈 형식론을 양자물리학과 직접 연결한다. 양자 시스템의 파동함수 $\psi$가 위치 기저 $|i\rangle$에 대해 $\psi = \sum_i c_i |i\rangle$로 전개될 때, $P_i = |c_i|^2$ (사이트 $i$에서 입자를 발견할 확률)로 정의한다.
이때 일반화된 역 참여율(Generalized Inverse Participation Ratio, IPR) $IPR_q$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IPR_q = \sum_{i} (P_i)^q = \sum_{i} |c_i|^{2q}$$
$IPR_q$는 파동함수가 얼마나 넓게 퍼져있는지(delocalized) 혹은 좁게 뭉쳐있는지(localized)를 측정하는 표준적인 도구이다.35 결론적으로, 다중 프랙탈 분배 함수 $Z_q$는 양자 파동함수의 일반화된 $IPR_q$와 (정의에 따라) 동일한 수학적 대상이다.
C. 질량 지수 $\tau(q)$ (Mass Exponent)
$L \to 0$ 극한에서 분배 함수 $Z_q(L)$ 또한 멱법칙 스케일링을 따르며, 이 스케일링 지수를 질량 지수 $\tau(q)$라고 정의한다. $$Z_q(L) \sim L^{\tau(q)}$$
$L \to 0$ 극한을 조사하는 것은 시스템의 근본적인(infinitesimal) 스케일링 특성을 정의하기 위함이다.
$Z_q(L)$는 모든 국소적 측도($P_i$)의 $q$ 모멘트의 합으로, 시스템의 전역적(global) 통계량을 나타낸다.$Z_q(L) \sim L^{\tau(q)}$라는 멱법칙 스케일링을 가정하는 이유는 이 시스템이 (다중)프랙탈, 즉 규모 불변(scale-invariant) 시스템이라고 전제하기 때문이다. 1.B절에서 가정한 국소적 멱법칙($P_i \sim L^\alpha$)이 시스템 전체에 걸쳐 프랙탈적으로 분포한다면, 그 총합인 $Z_q(L)$ 역시 $L$에 대한 멱법칙을 따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tau(q)$는 이 전역적 규모 불변성을 정량화하는 지수이며, 이의 존재 자체가 프랙탈성의 징표이다.
$\tau(q)$ 함수는 시스템의 모든 프랙탈 정보를 압축하고 있다.
- $q=1$일 때: $Z_1 = 1 \sim L^0$이므로, $\tau(1) = 0$이 항상 성립해야 한다.
- $q=0$일 때: $Z_0 = N(L)$ (측도가 0이 아닌 박스의 총 개수)이다. $N(L)$은 박스 카운팅 차원 $D_0$의 정의에 따라 $N(L) \sim L^{-D_0}$로 스케일링된다. 따라서 $\tau(0) = -D_0$가 성립한다.
$\tau(q)$ 함수의 형태는 시스템이 단일 프랙탈인지 다중 프랙탈인지를 결정한다.
- 단일 프랙탈: $\alpha = \alpha_0$로 일정하고 지지체의 차원이 $D_0$일 때, $Z_q = \sum P_i^q \approx N \cdot (P)^q \sim (L^{-D_0}) \cdot (L^{\alpha_0})^q = L^{q\alpha_0 - D_0}$이다.따라서 $\tau(q) = q\alpha_0 - D_0$로, q에 대한 선형(linear) 함수가 된다.
예시 (확장 상태): $\alpha_0=d$, $D_0=d$이므로 $\tau(q) = qd - d = d(q-1)$이다.
- 다중 프랙탈: $\alpha$가 분포를 가질 때, $\tau(q)$는 `q`에 대한 비선형(non-linear)이며 위로 볼록한(concave) 함수가 된다. $\tau(q)$의 비선형성이 다중 프랙탈성의 핵심 징후이다.
IV. 통계역학적 접근: 열역학 유추 (Thermodynamic Analogy)
다중 프랙탈 형식론은 통계역학의 정준 앙상블(Canonical Ensemble)과 강력한 유추 관계를 가진다. 이 유추는 다중 프랙탈 스펙트럼 $f(\alpha)$를 $\tau(q)$로부터 유도하는 과정(르장드르 변환)의 이론적 기반이 된다.
A. 정준 앙상블(Canonical Ensemble)과의 유추
- 통계역학: 정준 분배 함수는 $Z(\beta) = \sum_i e^{-\beta E_i}$로 정의된다. 여기서 $\beta = 1/T$는 역온도, $E_i$는 마이크로상태 $i$의 에너지이다.
- 다중 프랙탈: 다중 프랙탈 분배 함수 $Z_q(L) = \sum_i P_i^q$를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P_i(L) \sim L^{\alpha_i} = e^{\alpha_i \ln L}$ $Z_q(L) = \sum_i (e^{\alpha_i \ln L})^q = \sum_i e^{q \alpha_i \ln L}$
B. 핵심 유추 관계 정립
두 분배 함수의 형태를 비교하여 다음의 유추 관계를 확립할 수 있다:
- 모멘트 차수 $\leftrightarrow$ 역온도:$$q \leftrightarrow \beta = 1/T$$ q는 시스템의 $\alpha$ 분포를 탐색하는 가상의 "온도" 역할을 한다. $q \to \infty$ (밀집 영역)는 저온 극한($T \to 0$)에, $q \to -\infty$ (희소 영역)는 고온 극한($T \to \infty$)에 해당한다.
- 특이성 지수 $\leftrightarrow$ 에너지:$$-\alpha_i \leftrightarrow E_i \quad \text{(또는 } \alpha_i \ln L \leftrightarrow -\beta E_i \text{)}$$특이성이 강한(밀집된, $\alpha$가 작은) 상태가 "낮은 에너지" 상태에 해당한다.
- 질량 지수 $\leftrightarrow$ 자유 에너지:$$\tau(q) \leftrightarrow \beta F$$통계역학에서 자유 에너지 $F$는 $\ln Z = -\beta F$로 정의된다. 다중 프랙탈에서는 $\ln Z_q(L) \sim \tau(q) \ln L$이다. 따라서 $\tau(q)$는 $(\ln L)^{-1}$로 정규화된 음의 자유 에너지(free energy)에 해당한다.
- 다중 프랙탈 스펙트럼 $\leftrightarrow$ 엔트로피:$$f(\alpha) \leftrightarrow S(E)$$통계역학에서 엔트로피 $S(E)$는 특정 에너지 $E$를 갖는 마이크로상태의 수 $N(E) \sim e^{S(E)}$를 센다. 다중 프랙탈에서 $f(\alpha)$는 특정 $\alpha$를 갖는 박스의 수 $N(\alpha)$를 다. $N(\alpha) \sim L^{-f(\alpha)} = e^{-f(\alpha) \ln L}$이다. (자세한 내용은 V-A절 참조).따라서 $f(\alpha)$는 $(-\ln L)^{-1}$로 정규화된 엔트로피에 해당한다.
통계역학에서 정준 앙상블(Canonical, 고정된 $T$)과 마이크로정준 앙상블(Microcanonical, 고정된 $E$)이 르장드르 변환(Legendre Transform)을 통해 서로 연결되는 것과, 정확히 동일한 수학적 이유로 다중 프랙탈 형식론에서 $Z_q$ (정준 앙상블 접근, 고정된 $q$)와 $f(\alpha)$ (마이크로정준 앙상블 접근, 고정된 $\alpha$)는 르장드르 변환을 통해 연결되어야만 한다. 따라서 $f(\alpha)$ 스펙트럼을 유도하는 과정은 본질적으로 통계역학의 두 앙상블 간의 변환 과정을 수행하는 것과 같다.
V. 다중 프랙탈 스펙트럼 $f(\alpha)$의 유도
이제 $\tau(q)$와 $f(\alpha)$를 연결하는 르장드르 변환 관계식을 유도한다. 이는 분배 함수 $Z_q(L)$를 '마이크로정준' 관점에서 재해석함으로써 이루어진다.
A. 휴리스틱 유도 (Canonical $\to$ Microcanonical)
- $f(\alpha)$의 정의: $f(\alpha)$는 동일한 특이성 지수 $\alpha$를 공유하는 점들의 집합 $S_\alpha$의 프랙탈 차원 (엄밀하게는 하우스도르프 차원)으로 정의된다.
- $N(\alpha)$ 스케일링: 프랙탈 차원의 정의에 따라, 차원이 $f(\alpha)$인 집합 $S_\alpha$를 덮는 데 필요한 크기 $L$의 박스의 개수 $N(\alpha, L)$은 $L \to 0$일 때 다음과 같이 스케일링된다 :$$N(\alpha, L) \sim L^{-f(\alpha)}$$
- 분배 함수의 적분 표현: $Z_q(L) = \sum_i P_i^q$의 합을 \alpha 값에 따라 그룹화하여 적분으로 근사할 수 있다. 즉, (특이성 $\alpha$를 갖는 박스의 수) $\times$ (해당 박스의 $P_i^q$ 값)을 모든 $\alpha$에 대해 합산(적분)한다.$$Z_q(L) = \sum_i P_i(L)^q \approx \int N(\alpha, L) \cdot P(\alpha, L)^q d\alpha$$
- 스케일링 대입: 위 식에 $N(\alpha, L) \sim L^{-f(\alpha)}$와 $P(\alpha, L) \sim L^{\alpha}$를 대입하면, 사용자 질의에 포함된 핵심적인 적분 관계식을 얻는다:$$Z_q(L) \approx \int L^{-f(\alpha)} \cdot (L^{\alpha})^q d\alpha = \int L^{q\alpha - f(\alpha)} d\alpha$$또는 지수 함수 형태로 쓰면:$$Z_q(L) \approx \int e^{ (q\alpha - f(\alpha)) \ln L } d\alpha$$
B. 최급 강하법 (Steepest Descent Approximation)
우리는 $L \to 0$ 극한에 관심이 있으며, 이때 $\ln L \to -\infty$이다. 위 적분은 $\ln L$이라는 매우 큰 음의 상수를 지수에 포함하고 있다.이러한 형태의 적분은 최급 강하법(Steepest Descent Method) 또는 라플라스 근사(Laplace's Method)를 통해 근사할 수 있다. 적분값은 지수부 $q\alpha - f(\alpha)$가 최소가 되는 $\alpha$ 값 (이 값을 $\alpha(q)$라 부름) 근처에서 대부분의 기여가 발생한다.(왜냐하면 $\ln L$이 음수이므로, $q\alpha - f(\alpha)$가 최소일 때 $e^{(\dots)}$의 지수가 0에 가장 가까워져 최대가 되기 때문이다.)
이 최소점 $\alpha(q)$를 찾기 위해 지수부를 $\alpha$에 대해 미분하여 0으로 둔다:$$\frac{d}{d\alpha} [q\alpha - f(\alpha)] = 0$$ $$q - \frac{df(\alpha)}{d\alpha} = 0 \implies q = f'(\alpha(q))$$
C. 르장드르 변환(Legendre Transform) 관계식 도출
- $\tau(q)$와 $f(\alpha)$의 관계: 최급 강하법에 의해 $Z_q(L)$의 전체 스케일링은 최소점 $\alpha(q)$에서의 스케일링으로 결정된다: $Z_q(L) \sim L^{q\alpha(q) - f(\alpha(q))}$ 그런데 우리는 III-C절에서 $Z_q(L) \sim L^{\tau(q)}$라고 정의했다. 두 지수부를 비교하면, 첫 번째 르장드르 변환 관계식을 얻는다: $$\tau(q) = q\alpha(q) - f(\alpha(q))$$
- $\alpha(q)$와 $\tau(q)$의 관계: 위의 $\tau(q) = q\alpha(q) - f(\alpha(q))$ 식을 q에 대해 미분한다. 연쇄 법칙(chain rule)을 적용하면: $$\frac{d\tau}{dq} = \frac{d}{dq} [q \cdot \alpha(q) - f(\alpha(q))]$$ $$\frac{d\tau}{dq} = \left[ 1 \cdot \alpha(q) + q \cdot \frac{d\alpha}{dq} \right] - \left[ \frac{df}{d\alpha} \cdot \frac{d\alpha}{dq} \right]$$ 여기에 최급 강하 조건(B절) $q = df/d\alpha$를 대입한다: $$\frac{d\tau}{dq} = \alpha(q) + q \frac{d\alpha}{dq} - q \frac{d\alpha}{dq}$$ 뒤의 두 항이 정확히 상쇄되어, 다음을 얻는다:$$\alpha(q) = \frac{d\tau(q)}{dq}$$
요약:실제 분석(실험 또는 시뮬레이션)에서는 먼저 $\tau(q)$를 계산한다. 그 후, $f(\alpha)$ 스펙트럼은 다음의 르장드르 변환 쌍을 통해 얻어진다:
$\alpha(q) = \frac{d\tau(q)}{dq}$
$f(\alpha(q)) = q \cdot \alpha(q) - \tau(q)$
$\tau(q)$가 q에 대해 선형(단일 프랙탈)이라면, 그 도함수인 $\alpha(q)$는 상수가 된다. $\tau(q)$가 q에 대해 비선형(다중 프랙탈)이라면, 그 도함수인 $\alpha(q)$는 q의 값에 따라 변하며, 이것이 바로 $\alpha$가 단일 값이 아닌 스펙트럼을 생성하는 원리이다.
VI. $f(\alpha)$ 스펙트럼 그래프의 종합적 해석
$f(\alpha)$ 대 $\alpha$ 그래프, 즉 특이성 스펙트럼(singularity spectrum)은 다중 프랙탈 시스템의 모든 정보를 시각화한다.
A. $f(\alpha)$의 정의와 그래프의 형태
- 수직축 $f(\alpha)$의 의미: $f(\alpha)$는 동일한 특이성 지수 \alpha를 공유하는 점들의 집합 $S_\alpha$의 프랙탈 차원 (구체적으로는 하우스도르프 차원)이다. $f(\alpha)$ 값이 크다는 것은 해당 스케일링 특성을 보이는 영역이 기하학적으로 더 풍부하거나 복잡하게 분포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 수평축 $\alpha$의 의미: 국소적 스케일링 지수(밀집도/희소도)이다.
- 그래프 형태: $f(\alpha)$는 항상 0 이상의 값을 가지며 ($f(\alpha) \ge 0$), 위로 볼록한(concave) 종 모양(bell-shape)의 곡선이다. (이론적으로 $f(\alpha) < 0$인 영역이 계산될 수 있으나, 이는 유한 크기 효과나 극히 드문 사건을 반영하며 엄밀한 차원의 의미를 잃는다.)
B. 스펙트럼의 최대값 ($f_{max}$)
$f(\alpha)$ 스펙트럼의 최대 높이 $f_{max} = f(\alpha_0)$는 전체 측도가 분포하는 기하학적 지지체(support)의 프랙탈 차원 $D_0$와 같다. $D_0$는 흔히 박스 카운팅 차원(box-counting dimension) 또는 용량 차원(capacity dimension)으로 알려져 있다.
유도:
- $f(\alpha)$의 최대값은 $f'(\alpha) = 0$인 지점에서 발생한다.
- V-B절의 최급 강하 조건 $q = f'(\alpha)$에 따르면, 이는 $q=0$에 해당한다.
- V-C절의 르장드르 변환 $f(\alpha(q)) = q\alpha(q) - \tau(q)$에 $q=0$을 대입한다.
- $f(\alpha_0) = (0) \cdot \alpha_0 - \tau(0) = -\tau(0)$.
- III-C절에서 $Z_0(L) \sim L^{\tau(0)}$이고, $Z_0(L) = N(L) \sim L^{-D_0}$ (박스 개수)이므로, $\tau(0) = -D_0$이다.
- 따라서 $f_{max} = f(\alpha_0) = -(-D_0) = D_0$가 성립한다.
C. 최대값의 위치 ($\alpha_0$)
- $\alpha_0$는 $f(\alpha)$가 최대가 되는 지점의 $\alpha$ 값이며, $q=0$에 대응하는 특이성 지수이다.
- $f(\alpha)$가 해당 $\alpha$를 갖는 집합의 차원(풍부함)을 의미하므로, $\alpha_0$는 시스템에서 가장 풍부하게(abundant) 또는 가장 확률 높게(most probable) 발견되는 "전형적인(typical)" 특이성 지수를 의미한다. 기하학적으로 가장 "큰" 집합(차원이 $D_0$로 최대인)의 스케일링 특성이다.
D. 스펙트럼의 폭 ($\Delta\alpha = \alpha_{max} - \alpha_{min}$)
스펙트럼의 폭 $\Delta\alpha$는 $f(\alpha) = 0$이 되는 양 끝점 $\alpha_{max}$와 $\alpha_{min}$의 차이이다.
$\Delta\alpha$는 다중 프랙탈성의 정도(degree of multifractality)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척도이다.
$\Delta\alpha = 0$ (단일 지점): 시스템이 단일 프랙탈(Monofractal)임을 의미한다. 모든 지점이 동일한 스케일링($\alpha_0$)을 따른다.
- 예시 (확장 상태): $f(\alpha)$는 $(\alpha, f) = (d, d)$의 한 점이다.
- 예시 (국소화 상태): $f(\alpha)$는 $(\alpha, f) = (0, 0)$의 한 점이다.
$\Delta\alpha > 0$ (넓은 폭): 시스템이 다중 프랙탈(Multifractal)임을 의미한다. 폭이 넓을수록($W$가 클수록) , 시스템은 더 풍부하고 다양한 스케일링 동작을 포함하며, 분포의 이질성(heterogeneity)이 강하다.
E. 스펙트럼의 비대칭성(Asymmetry)
- $\alpha_0$를 기준으로 스펙트럼의 좌우 비대칭(Asymmetry, $R$)은 시스템의 동특성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한다.
- 왼쪽으로 치우침 (Left-skewed, $R > 0$): $\alpha_0$가 $\alpha_{min}$에 가까움. 이는 $q>0$ (작은 $\alpha$, 밀집된 영역, 큰 변동)의 스케일링이 더 다양함을 의미. 큰 변동성이 지배적임을 시사한다.
- 오른쪽으로 치우침 (Right-skewed, $R < 0$): $\alpha_0$가 $\alpha_{max}$에 가까움. 이는 $q<0$ (큰 $\alpha$, 희소한 영역, 작은 변동)의 스케일링이 더 다양함을 의미. 작은 변동성이 지배적임을 시사한다.
VII. 요약: 단일/다중 프랙탈, 그리고 물리적 상태
다중 프랙탈 형식론은 불규칙하고 복잡한 시스템의 스케일링 특성을 완벽하게 기술하는 강력한 이론적 틀이다. 이 형식론은 앤더슨 전이와 같은 임계 현상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시스템의 물리적 상태는 $f(\alpha)$ 스펙트럼과 $\tau(q)$ 곡선의 형태로 명확하게 구별된다.
완전 국소화 상태 (Localized State, a=0)
- 모든 확률이 한 점에 집중되어 $\alpha = 0$만 존재한다.
- $f(\alpha)$ 스펙트럼: $(\alpha, f(\alpha)) = (0, 0)$인 단일 지점.
- $\tau(q) = q\alpha - f(\alpha) = q \cdot 0 - 0 = 0$. 모든 q에 대해 0인 상수 함수.
완전 확장 상태 (Extended State, 1D a=1)
- 확률이 $d$차원 공간에 균일하게 분포하여 $\alpha = d$만 존재한다 (1D에서 $d=1$).
- $f(\alpha)$ 스펙트럼: $(\alpha, f(\alpha)) = (d, d)$인 단일 지점. (1D에서 (1, 1)).
- $\tau(q) = qd - d = d(q-1)$. q에 대한 선형 함수.
임계 다중 프랙탈 상태 (Critical Multifractal State)
- 국소화와 확장의 특성이 공존하며 $\alpha$가 $\alpha_{min}$에서 $\alpha_{max}$까지 넓게 분포한다 ($\Delta\alpha > 0$).
- $f(\alpha)$ 스펙트럼: 최대값이 $D_0$ (단, $0 < D_0 < d$)인 넓은 볼록 곡선.
- $\tau(q)$: q에 대한 비선형(non-linear) 볼록 함수.
결론적으로, 다중 프랙탈 형식론은 기하학적 기술($f(\alpha)$, $D_0$)과 통계적 모멘트 평균($Z_q$, $\tau(q)$)을 르장드르 변환(V장)과 열역학적 유추(IV장)를 통해 하나로 통합한다. $Z_q$는 양자 파동함수의 $IPR_q$와 동일한 대상으로, 불규칙 시스템의 파동함수 통계를 분석하는 표준 도구이다. 이는 단순한 프랙탈 차원을 넘어, 복잡한 시스템의 내재적 이질성(heterogeneity)과 스케일링의 풍부함(richness)을 완벽하게 정량화하는 방법론이다.